오승언에게 기독교미술이란 성경의 역사를 재현하는 것이 아닌 말씀을 따르려는 행위 전체를 포괄한다. 그는 현대미술이라는 장르를 통해 자신을 포함한 기독교인들에게 겉치레에만 집착하는 종교생활에 대한 반성을 촉구한다. <중략> 작가의 주된 메시지는 알맹이가 빠지고 틀만 남아있는 종교인에 대한 비판이지만, 이러한 이중적인 삶의 태도는 비단 특정 종교인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. 주지하다시피 신이 사라진 시대에 현대인의 텅 빈 주체를 채운 것은 다름 아닌 물질이었으니 말이다. 그는 무채색으로 표현한 교회 내부에 목사 세 분의 설교와 찬양이 동시에 흘러나오는 음향을 장치한 (2017)이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현대화한 <피에타>(2018) 등을 통해 기독교미술을 바라보는 대중의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는다. 작가가 자신이 전공한 기독교미술이 중세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미술과의 접목을 시도하는 미술이라고 전하는 것처럼, 오승언을 통해 우리는 기독교 미술이라는 ‘오래된 미래'를 다시 주목해 볼 수 있다. -손상민(극작가, 평론가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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